공간디자인은 공간력을 만드는 도구
주말이 되면 핫플레이스로 불리는 까페에는 사람들이 넘쳐 난다. 새로움을 찾아 누가 먼저 SNS에 업로드하느냐는 중요한 일상이다. 핫한 까페만을 탐방하거나, 남들이 알지 못하는 숨은 까페를 서칭하는 부류도 있다. 그들에게 까페의 음료 맛보다 우선 시 되는 것이 공간의 컨셉이다.
공간 디자인이 얼마나 새롭고 힙 한지가 중요하다. 와우라는 감탄사가 나와야 한다. 주변 환경과 공간조화의 다채로움을 살핀다. 핵심은 대중의 소셜 채널에 공간 경험을 자랑할 수 있는지가 장소 선택의 기준이다. 공간 디자인 컨셉이 까페를 방문하게 된 목적이 되었다. 이런 공간의 힘을 트렌드코리아2023에서는 공간력이라 부른다.
“공간력, 사람을 모으고 머무르게 하는 힘”
“공간력”관련 추가 기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35948#home
새로운 까페를 찾는 것은 낯설음을 찾아 떠나는 여행과도 같다.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여행지에서 느꼈던 경험을 끄집어 보자.’불편했지만 흥미롭고, 힘들지만 도전하고픈, 이국적이지만 낯 익은, 순간이지만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여행을 통해 느낀 감정의 진폭은 강렬하다. 공간디자인은 굳이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유사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삶의 가까운 곳에서 여행지와 같은 다양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추억을 떠오르게 해준다. 혹은 아직 가지 못한 곳에 대한 욕구를 채워준다. 사람마다 삶의 가치관이 다르 듯, 경험의 가치는 각양각색이다. 다른 여행지에 이끌리 듯 여러 세계관으로 꾸며진 공간은 사람을 끌어 당긴다. 그 곳에서 다른 경험의 기억이 만들어 진다. 공간과 사람 사이에 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이다.
공간 개념과 유형 정의
공간이 무엇인지 살펴보려 한다. 공간은 크게 가치부여 측면과 물리적&목적성에 따른 환경측면으로 구분된다. 가치부여는 공간 개념을 전환시킨다. 환경은 물리적&목적성에 따른 개별 영역이다.
가치부여 측면 살펴보기
서두에서 공간의 컨셉이 장소를 선택하는 기준이라 말했다. 이 때의 공간과 장소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 두 단어의 차이가 바로 가치부여 측면이다. 아래 시인 김춘수의 시 “꽃”의 한 구절을 살펴보자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이하생략 _전체 링크https://namu.wiki/w/%EA%BD%83(%EA%B9%80%EC%B6%98%EC%88%98)시의 구절은 존재의 본질과 의미, 그리고 이름이 가지는 상징성을 탐구하는 것이라 소개하고 있다.
무명의 몸짓에 이름이란 가치를 부여하자 꽃이 된다는 의미다.즉 “공간“은 사람이 경험하고 감정을 느꼈을 때 의미 있는 “장소“로 전환된다. 공간은 Just Space이고 장소는 Only Place이다. 나와 관계가 없는 곳은 의미 없는 단순 영역이다. 나의 흔적을 남기고, 나와 관계가 형성되면 나만의 장소가 된다. 비록 가보지 못한 곳이지만 나에게 의미가 있다면 그 또한 장소이다. 나만의 가치 부여가 기준이다. 공간과 장소라는 표기적 차이를 논하지는 말자. 역으로 Just Place와 Only Space여도 상관없다. 본질은 가치부여의 비포 앤 애프터 차이를 말하는 것이다.
가치부여에 대하여 미국의 인문지리학자인 이 푸 투안의 저서 “공간과 장소”가 더 잘 설명 해 준다.
공간에 우리의 경험과 삶의 애착이 녹아들 때 그 곳은 장소가 된다. 공간은 장소보다 추상적이다. 처음에는 별 특징이 없던 공간은 우리가 그곳을 더 잘 알게 되고 그곳에 가치를 부여하면서 장소가 된다 -이푸 투안 " 공간과 장소"http://www.yes24.com/Product/Goods/93710783
추가로 책의 번역본 표지 소개문구에 이런 표현이 있다. “우리는 공간 속에 살지만 장소를 갈망한다.” 막강은 이를 다양한 공간 속에서 삶의 가치관을 찾아 기억을 만드는 것으로 해석 한다. 유형의 공간에 무형의 가치가 각인 될 때 우리는 장소를 기억으로 저장하게 된다. 거듭 말하지만 공간과 장소의 단어 선택은 넣어두자. 공간디자인은 공간 속에 경험 가치를 새기는 것임을 알아두자.

환경적 구분 측면 살펴보기
우리는 항상 공간 안에서 살아간다. 동굴 같은 자연환경을 제외하고, 현재 공간은 대부분 인위적인 환경을 뜻 한다. 가장 대표적인 공간은 의식주의 “주_집“이다. 의식주는 인간 삶의 기본 가치이다. 그래서 집은 가장 오래된 공간의 형태다. 과거, 현재, 미래까지 가장 중심 공간임은 분명하다. 농경 사회를 지나 산업 혁명을 거쳐 도시화를 이룬 현대 사회에는 두 가지의 공간이 추가되었다. 생산성_일을 하는 공간과 휴식_여가를 즐기는 공간이다. 휴식은 단순히 누워 쉬는 것 만을 뜻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재미와 만족을 느끼는 정적 & 동적의 모든 행동 양식을 포함한다.
집-일-여가 생활은 개인의 자아 실현과 동일하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은 이 세 영역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펼쳐진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셋 중 하나라도 바뀌면 일상에 큰 변화가 일어난다. 공간은 물리적으론 떨어졌어도 의식적 연결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집과 회사보다 여가 공간과의 밀착을 중요하게 여기기도 한다. 과거 대비 여가에 중점을 두고 집-일의 역할과 이용 방식이 바뀌고 있다. 앞으로도 변화는 지속 될 것이다

제 3의 공간 정의와 확대
미국의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는 그의 저서 “The great good place(1999)_제3의 장소“에서 공간을 3가지로 정의 했다. 제 1의 공간은 가정, 제 2의 공간은 일터 혹은 학교, 마지막 제 3의 공간을 집과 회사가 아닌 편안하게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곳이라 한다. 제 3의 공간의 큰 가치는 자연스러운 만남으로 그 기능을 강조하였다
“제3의 장소” 도서 소개 링크 https://vmspace.com/news/news_view.html?base_seq=NzQ2
제1의 장소인 가정, 제2의 장소인 일터 혹은 학교에 이어, 목적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리는 곳인 ‘제3의 장소’의 중요성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책
제목을 보면 Good Space 가 아닌 Good Place로 표기 되었다. 레이 올든버그도 이 푸 투안의 영향을 받아 공간과 장소의 개념 구분을 가치부여로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하지만 우리는 편하게 공간으로 부르도록 하자. (개인적으로도 번역한다면 장소디자인 보다는 공간디자인이 있어빌리티 측면에서 좋아 보인다.)
현대의 여가 공간은 많은 것을 포함한다. 까페부터 호텔, 쇼핑,취미 등 집과 일을 제외한 모든 영역이 여가와 관련깊다. 우리 주변을 둘러싼 여가 영역들은 자신들만의 특색을 어필한다. 레이 올든버그는 목적보다는 편안한 공간의 분위기 자체를 강조했다. 그에게 있어 편안한 분위기의 자연스러운 관계 형성이 경험 가치이자 특색이었나 보다.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이제는 천차만별이다. 편안함, 요란함, 정적임, 동적임, 다수의, 혼자만의, 컨셉은 무궁무진하다. 모든 감성 표현은 사람을 끌어모으는 도구로서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
경험 가치에 대해 많이 소개 된 사례가 있다. 스타 벅스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파는 것 보다, 공간 안에서의 총체적 경험을 강조하였다. 커피를 마시는 것 보다 매장 안에서의 경험을 각인 시켰다. 커피는 그저 거들 뿐이었다. 이 성공사례가 더욱 인용되고 활용되어 다수의 상업 브랜드가 자신들만의 공간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려 한다. 공간력에는 심미적 아름다움 이상의 가치가 필요하다. 공간 경험 디자인이 중요한 이유다.
제 4의 공간은 무엇이 될까
우리 삶에 집-일-여가는 필수불가결한 영역이다. 자아가 탄생하고 만들어지는 장소들이다. 집은 가족을 만들어 주고, 일은 존재 가치를 알게 해 주고, 여가는 활력을 전달한다. 앞으로 제 4의 공간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여러 후보가 있겠으나 두 영역이 나름 제 4의 공간으로 대두 되고 있다. 물리적 이동 공간과 메타 버스라 정의 된 가상 공간이다.
이동 공간은 집-일-여가를 모두 연결시켜주는 주요 수단이다. 과거 이동수단은 지점과 지점 간의 연결이 순수 목적이었다. 이제는 자율 주행과 기술 발달로 이동 중에도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고 생산성의 제약에서 벗어났다.이동 수단은 이동이라는 특화 기능 위에 집-일-여가 공간의 기능을 최대한 흡수하려 한다. 스마트 디지털 경험에서 말하는 ‘seamless_끊김없는 경험’이상의 ‘seamless lifestyle‘ 를 추구한다. 지금은 이동 수단이 경험 가치가 부여된 이동 공간으로 전환되는 시대이다.
가상 공간은 전통적 공간과 이동 공간 모두와 관련있다. 가상 공간은 물리적 공간과 가상 컨텐츠의 융합을 뜻 한다. 이를 메타 버스라고 작년 한 해 지겹게 듣지 않았던가. 단지 VR기기를 쓰고 즐기는 게임 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미디어,제조,서비스 등 모든 산업에 가상 공간의 개념이 녹아들고 있다.집-일-여가-이동 영역마다 각각의 특징은 모두 존재한다. 여기에 가상 영역의 컨텐츠가 더해지면 지금과는 사뭇 다른 디지털 경험의 여러 형태로 발전된다. 아직은 상상이 크지만 곧 이루게 된다. 주위를 살피면 메타 트렌드는 확실히 빠르게 현실화 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정말로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자신의 경험가치를 즐기는 세상이 오게 된 것이다.

공간디자인의 덕목
공간디자인은 기능성과 심미성의 조화에 경험 가치를 더 하는 것이다. 공간디자인은 이제 경험디자인임을 이해하자. 사람마다 다른 경험가치는 하나로 정의 되진 않는다. 모두를 만족하는 솔루션 또한 도출할 수 없다. 다만 사용자 입장에서 새로운 경험에 공감하고 동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누군가에는 의미 있는 장소여도 첫 방문자에게는 미지의 영역 일 뿐이다. 공간 입장에서는 포용력을 지녀야 한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 첫 방문자의 취향저격은 하지 못하더라도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 낯설더라도 교감 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 두 번 다시는 느끼기 싫다는 불쾌감을 갖게 해선 안 된다. 공간의 경험은 사람과의 관계 형성이고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라 했다.
교감의 형태는 감정과도 같다. 기쁨/슬픔, 행복/불행,안락/불편 등 서로 상반될 수 도 있다. 하지만 공간의 경험 가치는 긍정을 추구하고 행복을 추구한다. 레이 올든버그가 편안함을 강조 한 것도 긍정과 행복을 위함이다. 감정의 상태가 부정적이고 슬프고, 엉망일 때 기분전환이 필요하다 한다. 공간 디자인은 가까운 곳에서 감정의 상태를 전환시켜 준다. 우리를 감싸주고, 치유해준다. 즐거움을 확산시키고, 분위기를 업 시켜 준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 하지 않던가. 공간의 힘은 이런 것이다. 공간디자인은 포용을 하고 교감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 공간디자인 주제는 포용과 교감에 대한 사례경험의 여정, ‘포용과 교감’ 입니다.